— 「암살자(들)」을 보지 않기로 한 사람의 질문 2026년 10월 2일 기준

미국에 살다 보니 한국 소식은 며칠씩 늦게 닿습니다.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도 그랬습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영화를 호평한 배우들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육영수 여사가 피격된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9월 21일 VIP 시사회를 열고 9월 23일 개봉했습니다.1
  • 개봉 뒤 역사 해석을 두고 논란이 커졌고, 시사회 후 호평을 남긴 배우와 평론가들의 SNS에 비판 댓글이 몰렸습니다.2
  • 10월 2일 현재, 신자유연대가 주연 배우의 자택 인근에서 10월 3일부터 한 달간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습니다. 단체 측은 배우가 보수적 시각의 영화에도 출연하길 바란다는 취지라고 밝혔습니다.3
  • 개혁신당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이 9월 29일 전국 18세 이상 1,01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ARS, 응답률 2.25%, 오차범위 ±3.2%p)에서 ‘역사 왜곡’ 58.2%, ‘창작의 자유’ 27.6%, ‘잘 모르겠다’ 14.2%로 나타났습니다.4
  • 제작진은 9월 28일 입장문에서 영화가 특정 인물을 배후로 규정하지 않았고, 영화 속 가설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5

먼저 밝혀 두는 것

저는 중립에서 출발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존경합니다. 두 분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서울의 봄」과 「남산의 부장들」을 보고 나서, 왜 이런 영화를 만들었을까 하는 찝찝함과 실망이 오래 남았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았으니 장면 하나하나를 직접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원칙을 하나 정했습니다. 영화보다 기록을 먼저 보겠습니다. 당시 수사와 판결, 국내외 기록과 증언을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그 뒤에 의혹과 영화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이 둘을 섞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생긴 질문들

  1. 배우가 영화를 호평한 것은 그 영화의 역사관에 동의했다는 뜻일까?
  2. 작품에 대한 비판과 사람에 대한 공격의 경계는 어디일까?
  3. 1974년 8월 15일, 기록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4. 1992년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과 닮았다는 말은 왜 나올까? 닮았다는 것과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같은 이야기일까?
  5. 실화를 다룬 영화는 왜 같은 논란을 되풀이할까? 그런 영화를 만드는 돈은 어디에서 올까?

결국 제가 묻고 싶은 것은 하나입니다. 역사는 누가, 어떻게 기억하게 만드는가.

확인한 것은 확인했다고, 확인하지 못한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쓰겠습니다. 잘못 쓴 것을 알게 되면 고치고, 고친 기록도 남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