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블로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거창한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생각들을 한곳에 꽂아두기 위해서입니다.

저에게는 작은 개인 도서관을 하나 여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곳에 어떤 책을 꽂게 될지는 저도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어떤 날의 일상적인 경험일 수도 있고, 책이나 기사에서 발견한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궁금증에서 시작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분야를 정해놓기보다는, 보고 듣고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을 하나씩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읽기 전에

이곳에 있는 글은 어디까지나 한 사람의 생각과 기록입니다.

정답을 알려주는 곳이라기보다, 하나의 생각을 꺼내 놓고 다시 들여다보는 곳에 가깝습니다.

특히 돈이나 투자와 관련된 글을 쓰게 되더라도 그것은 제가 경험하고 생각한 것을 기록하는 것이지, 누군가에게 특정한 선택을 권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 위해 쓰는 글도 아닙니다.

읽다가 저와 다른 생각이 든다면, 그것 역시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쓸 때는 저와 주변 사람들이 드러나지 않도록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가능한 한 제외하겠습니다.

Aequiopsis

여기서는 Aequiopsis라는 이름을 사용합니다.

aequi는 ‘같은, 고른, 공평한’을 뜻하는 라틴어 aequus에서 온 말로, 영어 equal이나 equinox와 뿌리가 같습니다. opsis는 그리스어로 ‘봄’, ‘시각’을 뜻합니다. 두 말을 붙여 균형 잡힌 시선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늘 균형 잡힌 생각을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문제를 바라볼 때 한쪽의 이야기만 듣기보다 다른 쪽의 생각도 살펴보고,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 역시 다시 들여다보자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특히 저는 한국어로 생각하면서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사건이나 현상을 보더라도 한국에서 바라보는 시선과 미국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때때로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 차이를 살펴보고, 서로 다른 관점에서 하나의 대상을 바라보는 것도 이 블로그에서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입니다.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

주제는 특별히 한 분야에 한정하지 않습니다.

일상, 경제, 문화, 정치, 역사 그리고 그 사이의 여러 가지 것들.

어떤 글은 일상의 경험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어떤 글은 책이나 기사에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다가 사회나 제도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역사나 문화에 대한 관심이 현재의 일상을 다시 바라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에서 시작했느냐보다, 그 과정에서 제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정한 형식이나 주제에 글을 가두기보다는, 그때그때 관심이 가는 것들을 하나씩 담아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가능하면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려고 합니다.

확인할 수 있는 사실에는 출처를 남기고, 제 생각은 제 생각이라고 밝히겠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쓰겠습니다.

잘못된 내용을 알게 되면 고치겠습니다.

무엇을 언제 고쳤는지도 가능하면 남기려고 합니다. 고친 흔적도 기록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생각과 다른 관점도 찾아보려고 합니다.

한쪽의 이야기만 듣기보다 다른 생각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다시 들여다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글은 주로 한국어로 쓰겠지만, 필요에 따라 영어로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생활하며 접하는 자료와 생각을 그대로 기록하기 위해서입니다.

AI도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겠습니다.

자료를 정리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찾고, 글을 다듬는 과정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믿고, 무엇을 글로 남길지는 제가 결정합니다.

천천히 쌓아가는 개인 도서관

이 블로그에는 정해진 글쓰기 일정이 없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에는 글이 한꺼번에 올라올 수도 있고, 한동안 아무 글도 올라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도서관은 원래 책이 들어오는 날이 일정하지 않으니까요.

글이 하나씩 쌓이면 서로 연결해 보려고 합니다. 하나의 글을 읽다가 다른 글로 이어지고, 또 다른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여러 생각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 글을 남기는 이유

이 글을 쓰는 데에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처음에 왜 이 블로그를 시작했는지, 어떤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저 자신도 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심사가 달라지고 글의 방향이 조금씩 변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변화하는 것과 처음의 목적을 잊어버리는 것은 다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하나의 출발점이자 기준점으로 남겨두려고 합니다.

앞으로 이 블로그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더라도, 처음에는 무엇을 위해 시작했는지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말입니다.

동시에 이 글을 처음 읽는 분들에게도 이곳이 어떤 생각에서 시작된 공간인지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시간이 지나 글이 많이 쌓이면 각각의 글만으로는 처음의 취지와 방향을 알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그런 의미에서 처음 방문한 분들을 위한 작은 안내이기도 하고, 시간이 지난 뒤의 저 자신에게 보내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소개가 조금 길었습니다.

앞으로 생각이 생길 때마다 하나씩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한 권씩 책을 꽂듯이.

Aequiopsis라는 작은 개인 도서관에, 이제 첫 번째 책을 꽂습니다.


2026년 9월에 처음 씀.